폭염 취약계층 건강관리 - 노약자·야외근로자·만성질환자 무더위 안전수칙
연일 이어지는 폭염 특보에 뉴스에서는 온열질환 사망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옵니다. 저도 몇 해 전, 홀로 사시는 옆집 할머니가 한여름에도 전기요금 걱정에 선풍기 하나로 버티시다 탈진해 병원에 실려 가신 일을 겪고 나서, 폭염이 모두에게 똑같이 위험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같은 더위라도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입니다. 오늘은 어르신·야외근로자·만성질환자·영유아처럼 더위에 유독 약한 분들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제가 보고 겪은 이야기와 함께 정리해봤습니다.
같은 더위인데 왜 특정 사람에게 더 치명적일까
우리 몸은 더울 때 땀을 흘리고 혈관을 넓혀 체온을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이 체온 조절 능력은 나이·질환·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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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더위를 못 느끼거나, 못 식힐 때
고령자는 더위를 감지하는 감각과 땀을 내는 기능이 함께 떨어져 있어, 위험할 만큼 체온이 올라도 "덥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질환이 있으면 심장·콩팥이 열을 방출하는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어린아이는 몸집에 비해 열을 빨리 흡수합니다. 결국 더위를 못 느끼거나, 느껴도 스스로 식힐 수단이 없는 사람이 가장 위험합니다. 여기에 혼자 사는 환경, 에어컨 없는 주거, 바깥에서 일해야 하는 조건이 겹치면 위험은 몇 배로 커집니다.
어르신, 무더위에 가장 조심해야 할 분들
온열질환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라는 통계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르신은 목이 마르다는 신호도 늦게 오기 때문에,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챙겨드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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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갈증 나기 전에, 방은 시원하게
물을 한 번에 많이 드시게 하기보다, 시간을 정해 조금씩 자주 드시게 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부모님 댁에 큰 물병에 눈금을 그어두고 "점심까지 여기까지"라고 표시해 드렸더니 훨씬 잘 챙기시더라고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가급적 바깥 활동을 삼가고, 에어컨이 없다면 은행·주민센터 같은 무더위쉼터로 잠깐이라도 피서를 나가시게 하세요. 무엇보다 하루 한두 번은 꼭 안부 전화나 방문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수가 줄거나 어지럼·메스꺼움을 호소하면 곧바로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물을 드려야 합니다.
야외에서 일하는 분들을 위한 안전수칙
건설현장·택배·농사·환경미화처럼 폭염 속에서도 일을 멈출 수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더위는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조건이라 더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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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그늘·휴식, 이 세 가지는 타협하지 마세요
고용노동부가 강조하는 폭염 3대 기본수칙이 바로 물·그늘·휴식입니다. 시원한 물을 자주 마시고, 그늘이나 휴게 공간을 확보하고, 가장 더운 시간대(오후 2~5시)에는 작업을 멈추고 규칙적으로 쉬어야 합니다. 저와 함께 일하던 현장 반장님은 "쉬는 시간에 돈 나가는 것보다 사람 쓰러지는 게 훨씬 큰일"이라며 매시간 10~15분씩 그늘 휴식을 지키셨는데, 그 팀에서는 여름내 아무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통풍이 잘되는 밝은 색 옷을 입고, 챙 넓은 모자를 쓰고, 혼자 일하지 말고 서로의 상태를 살피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만성질환자와 영유아, 이렇게 지키세요
고혈압·당뇨·심장병·콩팥병을 앓는 분들, 그리고 스스로 더위를 표현하지 못하는 아기들은 조용히 위험에 빠지기 쉬워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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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수분, 그리고 잠깐도 방심 금지
만성질환자는 더위에 혈압·혈당이 급변할 수 있으니 복용 중인 약을 거르지 말고, 몸 상태가 평소와 다르면 주치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이뇨제를 드시는 분은 탈수가 빨리 오므로 수분 보충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영유아는 어른보다 체온이 빨리 오르고 탈수도 빠르기 때문에, 얇고 통기성 좋은 옷을 입히고 기저귀 발진과 땀띠를 자주 확인해 주세요. 특히 단 몇 분이라도 아이를 차 안에 혼자 두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창문을 조금 열어둬도 여름철 차 안 온도는 순식간에 치명적인 수준까지 오릅니다. 매년 반복되는 안타까운 사고인 만큼 "잠깐인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아예 버리셔야 합니다.
폭염특보와 무더위쉼터, 제도를 활용하세요
혼자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마련해 둔 여러 장치를 잘 활용하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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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문자, 쉼터, 돌봄 서비스 챙기기
폭염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휴대폰 재난문자로 안내가 오는데, 이를 무심히 넘기지 말고 그날의 활동 계획을 조정하는 신호로 삼으세요. 경로당·주민센터·은행·도서관 등은 여름철 무더위쉼터로 지정되어 냉방된 공간을 무료로 개방합니다. '안전디딤돌' 앱이나 행정복지센터에서 우리 동네 쉼터 위치를 미리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홀로 사는 어르신이라면 지자체의 폭염 대비 안부 확인 서비스나 생활지원사 방문 돌봄을 신청할 수 있고, 취약가구에는 냉방비 지원이나 선풍기·쿨매트 지원 사업도 있습니다. 저는 옆집 할머니 일을 겪은 뒤로 동 주민센터에 문의해 어르신 안부 확인 대상으로 등록해 드렸는데, 담당자가 정기적으로 살펴봐 준다는 것만으로도 온 가족이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폭염은 분명 재난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나누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재난이기도 합니다.